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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더콜리, 단비이야기

단비, 비스켓 통을 사수하라./ 11주 단비

단비, 나의 비스켓 통을 사수하라/ 11주 단비




< 사진은 단비라는 이름을 단비에게 지어준 저희 집 식구가 되신 박선생님이 단비 이쁘다고, 팻샵에 가서 사오신 비스켓 통 옆에서 잠을 자는 모양새 입니다. 단비가 왜 비스켓 통 앞에서 잠을 자주 잘 잘까요? 아마도 비스켓 통을 열면, 간식을 주는 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고,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서 그 옆에서 혹은 비스켓 통이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낮잠을 즐기길 잘 한답니다. 물론 단비는 본인이 비스켓을 직접 먹기 위해서 통의 종이 손잡이를 물고 끌고가 뚜껑을 열어보려는 시도를 이미 해 봤답니다. 소리없이 앉아서 잘 관찰을 하는데, 잊지 않고 슬그머니 찬스를 노려 다가와 스스로 해 보길 즐긴답니다. 영리하죠.


 만 2주가 넘고, 즉 함께 살아간지 약 3주 차에 접어들면서 단비가 저희 가족에게 갖는 신뢰가 무척 높아진 듯 싶습니다. 이번주 부터 배를 과감하게 보이며 낮잠을 자고, 지난주 말부터 자신의 깨어있을때도 자신의 배를 내어 보이며, 만져도 깨물깨물 하지 않더군요. 첫 주의 와글거림도 사라진 상태. 밤에 자기 직전의 사납게 굴거나 잠투정 하는 것도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신기한 일이죠. 서로가 익숙해진 듯 싶고, 신뢰가 쌓여진 듯 싶습니다. 저는 매우 어린 강아지라 할지라도, 입질. 즉 사람의 손가락일지라도, 장난으로 혹은 가볍게 깨물깨물 하는 것도 용납하지 않습니다. 단비는 처음에는 매우 어려워 하더군요. 그도 그럴 것이 목양견. 보더 콜리의 특성상. 태어남과 동시에 성견과 형제견과 주로 깨물깨물 하는 행동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배우고, 학습하는 걸 습관으로 들이고 있다 왔으니. 배운 그대로 행동하는데, 사람들이 싫어하고, 어떻게 의사소통을 전달해야하는지 혼란스러웠을 듯 싶습니다. 또한 전니가 나고, 이가 나오며 간지럽고, 고통스러움으로 물고, 갉아대기를 하고 싶어했고요. 물어도 좋고, 갉아도 좋을 물건들을 제공하면서 가구를 긁으려 하면, 바로 하자 마라 했고, 이제는 가구나 물건을 노골적으로 갉는 일에 몰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숨어서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 입니다. 본능을 크게 이길 수 있나 싶기는 합니다.>





"엄마, 저건 다 내 것이에요!"




 단비는 7월 28일. 5월 30일 생이다 하니. 약 생후 9주 차에 입양을 왔고, 이제 11주 차 입니다. 날 수로 20일 차 되었죠. 영리한 보더 콜리. 관찰하기 잘 하는 단비의 입장에서 낯선 사람들에게 입양이 되었고, 거주 집이 바뀌고, 듣던 언어도 달라졌습니다. 네, 저희 집에서는 '한국어'로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만, 분양한 댁에서 '영어'만 들었을 겁니다. 첫 번째 주에 단비에게 매우 혼란스러운 시간이었을 듯 싶지요. 자신이 알아듣던 언어가 아닌 다른 알수 없는 언어가 들렸을 것이니 말입니다. 물론 지금은 한국어를 매우 잘 알아듣습니다.



 단비야, 3개 국어는 해야지!



 첫 주. 농담처럼 하던 말입니다. '단비야, 넌 우리 가족이랑 살자면, 한국어도 해야지. 그리고 영어도 알아야해. 그리고 한국어 중에서도 특정 지역의 사투리도 알아들어야 한다 했었답니다. 그러니까 3개 국어는 해야지?' 했었답니다. 캐나다에서 살자니. 강아지 살이도 매우 쉽지는 않습니다. 



 분리불안 훈련을 하다보니...



 어제부터 하루에 5초씩, 10번, 7일 분리불안을 위한 훈련을 하자 했습니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강형욱 훈련사 왈, '분리불안'이 없는 강아지는 없다 하셨던가요. 그런 것 같습니다. 제가 밖에 나가면, 현관 앞에 앉아서 낑낑거리고, 그리고 놀다가 다시 돌아와 낑낑거린다 하더군요. 낑낑거릴 뿐만 아니라 조금은 난폭해지는 듯 싶고, 짜증을 내는 것 같습니다. 불안증세죠. 훈련을 한 차례 해 보니. '이건 무슨 일이지?'하는 듯 어리둥절 모드. 두번째 하려고 하니. 단비는 현관 앞 매트에 앉아서 문을 열 수 없도록 몸으로 길을 막습니다. 현관문을 열 수 없었죠. 괜하게 관심을 보이지 않던 현관 고무 매트를 깨물깨물 하기도 하며, 자리를 비키지 않기에 매트를 통으로 밀어 당겨서 옮긴 후. 문을 열 수 있도록 했었죠. 세번째 하려니. 이제는 본격적으로 발로만 서서 달려들어 안기고, 얼굴을 핥으며 가지 마라 하기도 하고, 네번째 하려니. 스스로 현관문을 열려고 손잡이를 물어서 열어봅니다. '어허, 엄마 갔다 올께 하고 나갔다가 5초 만에 다시 돌아오면, 앞으로도 그렇게 다시 돌아온다 하는 걸 인내심을 갖고, 배우라 하니까. 그것 보다 ' 저 문만 열면, 엄마가 있는 곳으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던 것 같더군요. 물론, 문은 열 수 없었습니다. 락도 두개나 되고, 손잡이를 돌려돌리는 형식이니까요. 그러다 다섯번째 하니. 이제는 반 포기 상태 정도의 모드. '하세요.' '뭐 내가 싫다고 해도, 할거면서?' 이런 분위기. '그러려니' 하는 식으로 약간 시쿤둥한 듯. 멀찍하니 엎드려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마도 '뭐 또 금방 돌아올 걸 다 알거든요!~' 하는 식이더라 할까요. 너무 영리하다 할까요. 



 여하튼 이 연습은 앞으로 꾸준하게 하려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