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맞은 기후 때문에 이른 실내재배로 전환중이었죠.
실외에서 키우던 일부 화분재배 중이던 깻잎과 고추를 실내로 옮겨왔었답니다. 이미 2주 정도 전이죠. 만반의 냉해대비였습니다. 하루 두 세번씩 바로바로 바뀌는 날씨를 확인하는 건 습관입니다. 산악기후 아니겠나 합니다. 약 두달 정도만 밖에서 더 잘 자라주면, 야드 재배를 접어도 크게 서운하지 않겠다 했습니다만, 평년보다 저온현상이 심했고, 한 술 더 떠서 시절도 모르고 찬바람이 불어와 영상 1도 정도 되겠다 하는 예보는 영하 -1도로, 비가 오겠다 하더니만 눈으로 바뀌어 왔었답니다. 9월 초순에 내리는 눈이었죠. 그나마 이 도시는 눈에 단련이 된 도시였고, 지면 온도는 높았기에 눈은 내리면서 녹았지만, 같은 주 그러나 바로 아래 도시는 펑펑 내린 눈이 쌓여 폭설이었더군요. 단순하게 보다 남쪽에 있다고 더 따뜻한 건 아닙니다. 산맥은 기후에 많은 변수로 작용합니다. 그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삶의 형태. 하늘 아래에서나 살아가는 자들 아니겠습니까. 하늘과 자연이 부리는 조화 속에 존재하고, 적응하면서 살아가기 나름입니다.
예보보다 더 악화될 수도 있는 기상 대비를 한다.
경험이죠. 예보된 상황보다 더 악화된 기후에도 대비하기 위해서 대부분의 야채 잎은 거의 모두 채취했었죠. '오늘은 몇 도라 했는데...' 라는 말에 안심할 수 없습니다. 예측이란, 곧 자연이 부리는 조화를 그 일부만 인간이 감히 예측해볼 뿐이니까요. 대략적으로 그러할 수도 있겠다 하는 식의 추세로 인식합니다. 그래서 보다 더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대비합니다.
자연의 복원능력, 자연치유능력을 믿어보자.
7월 빼고, 모든 달에 눈이 온 적이 있었다 하는 게 지역 기상 레코드. 냉해대비로 잎은 채취하면서도 성급하게 자르거나, 뿌리를 뽑아내지 않았던 건. 자연의 복원력. 및 자연 치유력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결론은 어렵사리 살아남은 약 10% 정도의 깻잎과 이 정도의 냉해는 문제도 아니다 하면서 자라는 민들레, 부추, 질경이와 해가 잘 드는 곳에서 버티던 소수의 상추였지요. 기특하죠. 물론 냉해를 잎은 잎과 줄기를 자르면서, '힘들었구나. 너희들이 참 애썼다. 수고 많이했다. 잘 자라줘서 고마웠고, 고맙게 잘 먹을께' 라는 말도 세겨봅니다. 하나하나의 생명체는 모두 나름의 전쟁을 치르며 살기 나름 아니겠습니까.
반전과 역전의 삶.
아이러니 아니겠어요. 솔직하게 올 해는 질경이의 고마움이 적었습니다. 지난 해에는 야드에서 자연발아된 질경이를 알아보고, 소중하게 옮기고, 물을 주고 정성것 길렀습니다. 잡초에서 약초를 찾았다 했으니까요. 그러나 올 봄에는 질경이 천지. 저절로 알아서 나와주고, 너무나 많았으며 강하고 질긴 생명력으로 그리고 '깻잎'을 편애하는 1인에게 약간의 천대를 받았답니다. '깻잎을 재배하는 것도 바쁜데, 너희에게 신경쓰고 싶지 않은데?' 하는 식의 매우 오만방자한 생각도 살짝 있었답니다. 이는 곧 언행으로 나왔죠. 물을 줄 때도, 깻잎은 정성스럽게 물을 흠뻑주면, 군락을 이룬 질경이는 생긴 생명이니 '죽어라' 할 수 없으나, 깻잎 보다는 대충 물을 주고 지나가자 했었죠. 인생지사 아니 자연지사 참 알 수 없습니다. 아니, 알자고 덤비거나 혹은 조금 안다고 생각했던 게 매우 그릇된 판단이었겠지요. 9월 냉해는 생각지도, 크게 적지 않은 시간 이 도시의 살이 중. 전혀 경험해 보지 못했던 독특한 경험이었는데, 일어난 일이었어요. 시절모르고 닥쳐온 냉해로 풍성하게 잘 자라던 깻잎은 거의 초토화. 튼튼하다 못해서 '무슨 일 있었어요?'하며 '그깟 냉해가 문제겠소.' 하며 자라는 질경이들은 아름다운 녹색의 향연입니다. 자연의 녹색은 참 아름다운 색입니다. '참 미안했네.' 하면서 이제서야 '냉해 속에서도 살아남은 너희들이 참으로 반갑고, 귀하구나' 하고 느껴니. 간사하다 간사하다 이처럼 간사한 일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있을 때. 존재했을 때 알아봐라 해도, 모르겠다 하더니만 잃어봐야지만, 현존하던 것들이 지닌 것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일인지 조금 절감합니다.
부족함만을 인지하기에 급급한 살이를 하는데...
욕구와 욕망이란 끝이 없습니다. 현존하는 것은 모두 당연하죠. 사실 당연한 건 단 한 가지도 없는데 말입니다. 그러나 당연하다 못해 부족하다 느끼길 잘 합니다. 모든 것들이 다 당연하다 하니 이는 매우 오만방자함 아니겠어요. 그러다 극에 달하면, 가지지 못한 것. 도달하지 못한 것에 대한 막연한 욕구와 욕망에 시달려 현재 삶의 가치를 종종 잊기 잘 합니다. 존재함의 가치를 인지하지 못한 무지의 소치로 악악거리며, 더 많은 것. 더 좋은 것. 더 힘이 센 자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것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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