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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더콜리, 단비이야기

아빠, 퇴근하고,이러기야(이렇게 할꺼야)?

아빠, 퇴근하고, 이러기야(이렇게 할꺼야?)?



  단비는 '아빠'를 너무 좋아합니다. 아빠가 퇴근할 무렵 약 1시간 전부터 '저녁 준비 안해요?'하는 듯. 제게 두 앞 발을 올리고, 귀에 끙끙 거리며 조르죠. 네. 자신의 뜻을 전달합니다. 의사표현이죠. 자기주도적인 강아지. 개다 할 수 있습니다. 분명, 저희 집 2살 반 정도 된 보더콜리 단비는 털가죽을 뒤집어 쓰고 있는 짐승이긴 하나 가끔씩 '저건 짐승의 탈을 쓴 사람같다!' 할 때 있습니다. 


 "엄마, 움직여야 할 시간이에요! 저녁 준비 하세요!"


 아마도 보더콜리. 2살 반 정도 된 단비가 이해한 '맘마'는 일단 아빠가 집으로 돌아온 후. . 엄마는 '마법'을 부리고, 좋은 향기가 나는 많은 '먹을 것'을 식탁위에 올리고, 사람들이 모여 앉으면, 이제 자신도 '맘마를 먹을 수 있다!' 하는 걸 너무나 잘 이해한 듯 싶습니다. 보더콜리는 머리가 좋다 하는데, 관찰에 의하면, 단비인 경우 적어도 세 단계로 '생각'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3~4살 정도의 인지능력을 갖고 있는 유아같다 할까요. 물론, 먹을 것 앞에선 '이성을 놓더라!' 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단비의 배시계!  


 강아지가 시계를 볼 줄 아는 건 아닐 것이나, 아마도 동물적 감각으로 혹은 단비의 배시계는 '맘마먹을 시간을 알려주는 듯 싶지요. 단비의 배시계는 대략 오후 4시 10여분 정도에 발동이 걸리고, 홀로 독립적으로 잘 놀다가 다가와 조르지요. 이곳 캐나다 에드먼튼은 섬머타임을 시행하고 있는지라. 겨울철 오후 4시 30분은 봄과 가을까지 오후 5시 30분 아니겠어요. 


 퇴근한 아빠! 


 "아빠, 퇴근하고 이러기야(이렇게 할거야)? "



 퇴근 후. 거실 쇼파에 누워 핸드폰만 부여잡고 있는 아빠. 아빠의 그런 행동을 매우 못 마땅하다 생각하는 '아빠바라기' 단비. 사진 속 표정은 거의 매일 마다 반복된 단비의 아빠를 향한 짝사랑이자 서운함, 원망의 눈흘김 이더라 할까요. 


 단비 생각은 아빠가 퇴근 후. 집에 왔으면, 자신과 눈도 맞추고, 부드럽게 손으로 쓰담쓰담도 해 줘야하고, 일어나 빠르게 밥도 나눠먹고, 산책도 나갔으면 좋겠는데, 아빠는 '쇼파 위  곰처럼!'처럼, 쇼파와 물아일체상. 누워서 핸드폰만 가지고 놉니다. 이에 다가가 아빠의 핸드폰을 든 손을 코로 톡톡 쳐서 '치우세요!' 한답니다. 덕분으로 번번히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을 주우며, '여보, 단비가 핸드폰을 쳤어!' 하며, 엄마에게 단비의 무례함을 신고하며, 궁시렁 거리는 아빠에게 단비는 꼬리를 흔들며, 나름 애교랍시고, 아빠의 코에 자발적 뽀뽀를 해 준답니다. 단비와 아빠의 뽀뽀는 서로 코를 마주하는 뽀뽀죠. 



 자식들은 부모의 애정을 서로 나누자 경쟁을 하지만....



  우리 집 엄격 언니가 '단비! 뽀뽀'하면, 단비는 대부분 못 본척 하고, 고개를 외로 꼬며 '아, 몰라! 아, 못 들었어! ' 한답니다. '언니의 단비 뽀뽀!'는 언니의 기분에 좌우되지 않고, 오직 단비의 기분이 좋거나 언니 손에 간식이 있어야 엄격 언니가 '뽀뽀!'하면 그제서야 '옜다!' 하고 뽀뽀를 한 번 해 준다 할까요. 그도 그럴 것이 '뒤끝이 긴 ' 엄격 언니인지라, 간식을 들고, '뽀뽀' 받아도, 더 뽀뽀를 받겠다고, 간식은 안 주고, 두번, 세번 '단비! 뽀뽀' 하는 걸 즐기니. 단비 입장에서 엄격언니는 상당하게 '피곤한 언니!' 랍니다. 더욱이 엄격 언니와는 엄마가 '둘 만이 대화'를 하거나 '안기'를 하고 있으면, 본인만 소외된 것 같아서 두 사람의 품을 파고들고, 안겨오지요. 즉, 엄격 언니는 '엄마의 애정과 관심을 가져가는 존재'로 인식을 하니. 엄격 언니는 좋기도 하고, 좋지 않기도 한 존재로 인식을 하는 것 같답니다. 좋은 건. '먹을 것'을 주는 언니이기도 하고, 함께 산책을 가 주는 언니 이지만, 하기 싫어도, 약 2주에 한 번씩 '단비야, 손발톱 깎자!' 하며, 단호하게 무섭게 굴기도 잘 하지. 매일 밤마다 '단비, 이빨닦자 !'하며, 입을 벌리고, 단호한 칫솔질로 정신을 쏙 빼놓으니 좋기도 하고, 안 좋기도 합니다. 사람의 자식과 짐승의 자식인 보더콜리 단비를 어찌 같은 같은 일직선 안에 놓을 수 있겠어요. 그러나 때론 애착관계를 맺은 존재의 애정을 다른 사람, 짐승과 나누고 싶지 않은 것 역시 본능입니다.   


 "그래도 단비, 우리는 모두 한 가족이야! 사이좋게 잘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