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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한국에서 온 선물 / 친구야! 고맙다! 땡큐!

한국에서 온 선물 / 친구야! 고맙다! 땡큐!



'에드먼튼에서 오쿠 삽니다' 했는데, 단 한 분도 문의가 없었답니다. 대신 질문만 받았었지요. 


'오쿠가 뭐에요?'


 압력중탕기 랍니다. 압력밥솥의 원리와 중탕기 원리를 합해 놓은 주방조리도구 라지요. 



 "누구야, 오쿠 빌려 줄께. 가져다 어서 만들어 "



 저와 건강 버디인 이웃 어머님이 오쿠를 빌려주셨었답니다. 4월 초 중순 무렵이었죠. 몇 가지 만들어 봤고요. 아주 톡톡하게 효과를 봤지요. 아, 이래서 오쿠. 오쿠 하셨구나 했었답니다. 몇 년 전부터 귀에 딱지 앉게 '좋다. 넌 잘 사용할거야. 하나 사라' 하시는 말씀을 하셨답니다. 젊은게 참 말도 안 듣는다 하셨을 거에요. 네, 그런데 참 한국에서 뭔가를 구입해서 이곳 캐나다까지 공수한다는 게 쉽지 않습니다. 배 보다 배꼽이 더 클 때도 많지요. 극구 빌려주시겠다 하시니. 그 어머님이 한국에서 어렵사리 비행기 편에 사가지고 오셨던 오쿠를 빌려다 이것저것 만들고, 마지막으로 '대추고'를 만들고, 조금 가져다 드렸고, '어머니, 이 대추고로 약밥을 만들어 드세요' 했었는데요. 이후 이 어머님이 오쿠를 더 잘 활용하고 계신다 합니다. 제가 알려드린 방법그대로 무엇보다 잠을 푹 잘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대추고'를 만들었고, 이 대추고를 '슬로우쿠커'로 만드는 걸 다른 어머님에게 전달하셨다 합니다. 이 다른 어머님은 가족 걱정으로 잠을 통 못 주무시는 분 이시다 하는데, 이제 덕분으로 잠을 5시간 씩이라도 잔다 하십니다. 이에 '누구 아빠에게 너무 고맙다고 전해줘. 요즘 다들 잠을 잘 자. 누구 아빠 아니었다면, 우리가 이런 걸 어떻게 알았겠어.' 하시더군요. 네, 밥 사신답니다. 한 번 사셨는데, 뭘 또 사야한다시며, 또 사신답니다. 네 했지요.  


"당신이 또 한 가정을 구했어. "


 저희 남편 말 이었지요. 네, 전 제가 사용해 본. 그리고 제게 덕이 된 DIY 보양제를 버디분들과 정보 공유합니다. 이렇게 돌고 돌다보면, 알던 말던 쌓은 공과 덕은 다 제 가족에게 더 돌아오더라 할까요. 뭐 돌아올 공과 덕을 위해서 전달하는 건 아닙니다만, 사람살이라는 게 다 그렇죠. 혼자서 살아가는 세상인가요. 덕분으로 저도 제가 알지 못하는 너무나 좋은 먹거리, 보양제를 버디어르신들을 통해 직접적으로 정보를 얻고, 얻어먹어보기도 한답니다. 오며가며 특수마켓을 지나며 저를 대신해 방문해 직접 사다 전달도 해 주시기도 하고요. 물론 이곳 마켓 검색은 또 대부분 제 담당 입니다만, 그분들 보다 근 20년 아래인 서울 촌 것이다 할 제가 이 에드먼튼 땅 위에서 한국에서도 모르던 신선초, 명아주, 민들레 뿌리 같은 걸 처음부터 어떻게 알았겠으며, 얻어먹었으며, 분별할 줄 알았으며, 준비해 먹을 줄 알았겠어요. 다 이런 여러 어르신들 덕분입니다. 


 재미가 있다면, 사실 저는 제가 한 2주 정도 잠을 자고 싶었으나, 잠을 못 잘 때. 곁에서 보고 도움을 주고자 검색을 하고, 대추를 물에 끓이며 먹어라 준비를 해 줬던 또 배우자인 남편이 있었답니다. 사람이 잠을 잘 못 자는 것 만큼 어려운게 있나 했었습니다. 네, 걱정은 마시라. 몇 달 전 상황이고요. 요즘은 오후 9시만 넘어가면, 잠이 너무 쏟아진답니다. 항상 최선을 다 하며 살아가는 습관을 갖고 있는지라, 이게 또 무리가 된 듯 싶지요. 너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살아왔다 싶더군요. 그래서 여러모로 피로가 많이 쌓인 듯 싶고, 이제 조금 느슨하게 불필요한 스트레스 치수를 낮추고, 긴장을 덜며 살아보자 하는 중 입니다. 


 



 비행기 타고 온 오쿠!


 저의 오랜 친구야가 저를 향한 애정이 너무 넘쳤답니다. 근 30년 친구야가 되겠네요. 헤아려 보니. 정말 오래된 친구야 입니다. '친구야, 오쿠를 비행기 말고, 배로 보내줘! ' 네, 제 친구야는 저를 향한 애정이 너무 넘쳤던지라, 정반대로 보내왔답니다. 배가 아닌 비행기로 보내왔네요. 알죠. 그 마음과 생각이 무엇인지. 가장 안전하게, 그리고 빠르게 보내주고 싶었을 겁니다. 좋고, 맛난 것 많이 만들어 먹으라 말이죠. 이심전심 아니겠어요. 네, 좋은 점은? 배편으로 보낸 것 보다 빠르게 안전하게 잘 받았다는 점. 조금 아쉬운 점은? 거의 오쿠 중 값싼 모델로 한다면, 약 한 대 더 살 비용이 배송비로 들어갔다는 점 되겠습니다. 그러나 2대 같은 1대가 아닌 2천대 같은 한 대로 다양하게 사용하고자 합니다. 각설하고, 고대하고, 기대하던 오쿠가 도착해서 저는 완전 해피 모드랍니다. 룰루랄라.    


" 친구, 일주일 만에 들어간다네..."


네, 그건 한국에서 보낼때 예상 소요 시간. 비행기로 특송을 보내니 그렇다 하더랍니다. 물론 딱 2주 넘게 걸렸답니다. 한국에 있는 친구야는 이해가 잘 안되었을 겁니다. 비행기 타고 벤쿠버에 도착했다 했던 건. 2주 전 이었어요. 보내자 마자 거의 하루만에 벤쿠버에 도착을 했었는데, 이후 왜 트레픽 조회 그 자체가 안 되더냐. 사라졌냐 이 말이죠. 한국의 전산시스템에 익숙하다보면, 이곳의 전산시스템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애써 구입하고, 다시 포장을 하고, 보내놓고, 잘 갈라나. 내솥 도자기와 추가 내솥 도자기가 깨지지 않았을까 하며 연신 걱정을 했을 한국의 친구야도 있었답니다. 


"어, 올거야. 걱정을 하지마!"


 13년차 이곳 살이 내공 아니겠어요. 역시 오늘 오전. '트레픽 조회'를 하니 갑작스럽게 "오늘 배달할거야!" 하는 소식이 뜹니다. 땡큐죠.


 사실 이 오쿠는 제가 친구편으로 이런걸 한국에서 구입을 했고, 친구편으로 받는 중이다 하는 걸 안 저희 친정 어머님이 그러면 거기서 한국으로 복잡하게 비용을 보내지 마라 하십니다. 친구에게는 엄마가 대신 보내주마 하십니다. 네, 참 엄마 없는 사람은 어디 서러워서 살겠습니까. 그렇죠. 요즘 애들말로 '엄마 짱!' 아니겠어요. 당신 장모님이, 애 너의 외할머니가 그렇게 하라고 하시네 하니. "엄마, 누구나 살다가 한번씩 엄마를 다시 찾는 날이 있어. " 하며 슥 지나갑니다. 저희 아이 말 이었지요. 네, 엄마는 그런 존재인 것 같습니다. 



 이런 친구야도 있고, 엄마야도 있고 참 좋겠죠. 네, 전생에 여러 나라를 동시에 많이 구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