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안 오스본 하이스쿨에서 보내온 시상식 초대장이 도착했네요.
어느 날인지. 저희 아이가 묻습니다.
" 엄마는 내가 왜 좋아요?"
" 내 자식이라서 좋지."
" 엄마, 솔직하게 말을 해서 내가 공부를 잘 해서 더 좋지 않아요?"
" 아니, 그냥 내 자식이니까 좋은 것 같은데..."
" 만약, 공부를 잘 못 했으면, 지금처럼 좋지는 않았겠지요? "
" 애, 너도 나중에 자식을 낳아봐. 그 자식이 왜 이쁜지. 알 수 있을거야. "
"엄마, 나는 내가 공부를 잘 해서 더 이뻐해줬으면 좋겠는데...엄마의 자식이라서 이쁜 것 말고요. "
"쓸데 없는 소리! 뭘 잘 해도, 못 해도 너는 내 자식이니까 항상 귀한 존재라는 걸 잊지마. 귀한 사람에게 맞는 언행을 하는 것 잊지 말고! "
잘 하면 내 자식이요.
못 하면, 남의 자식이냐.
자녀가 학업을 열심히 하고, 그 만큼의 성과를 얻는 걸 지켜보는 일은 어느 누구도 기분이 나쁠 일이 아니죠. 솔직하게 기분 좋습니다. 보람도 큽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내 자식이 뭔가를 잘하면 내 자식이요. 못 하면, 남의 자식인가요. 잘 해도, 못 해도 내 자식은 내 자식이기 때문에 귀하고, 이쁩니다. 어느 사람도 항상 모든 부분에 다 잘 할 수 있나요. 아닙니다. 현실적으로 그건 불가능에 가깝죠. 그런데 자녀가 보인 작은 성과, 결과 즉 표기된 성적이나, 소소한 재능에 칭찬을 하고, 너의 재능이 뛰어나서 나는 너를 인정한다 하다보면, 오히려 자녀를 그릇된 방향으로 양육할 수 없다 판단을 합니다. 성적에 따라, 소소한 재능을 칭찬하고, 자랑스러워 하는 부모를 보고 자란 자녀일 수록 만약 본인 스스로 판단하기에 노력해 보기도 전에 '재수가 없어서...' '이래서...저래서...'하는 다양한 이유를 붙일 수 있는 상황 안에서 좋은 성적을 갖고 올 수 없다면, 어떤 부분에 작은 좌절이 오면, 도전하기 보다 먼저 포기하길 잘 합니다. 본인 딴에 작은 노력을 해도, 부모는 자신에게 만족하지 않을 것이고, 타박을 들을 것이다 예측을 하는 것이죠. 그래서 작은 부모의 미묘한 표정변화나 목소리의 변화도 매우 확대해석을 해서 받아들이고, 자신의 예측이 맞았다 하는 걸. 입증하고 싶어지는 욕구가 발달되기 쉽죠. 네, 저는 직접 그런 분들을 목격했었어요. 약 20년 정도의 모임이 있는데, 임신기 부터 참여를 했었고, 저희 아이 또래 및 조금 많은 나이의 자녀들을 둔 분들과의 매우 큰 모임이죠.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는 분들과 함께 했고, 자녀들 성장을 함께 목격하며, 지내온 시간입니다. 작은 공통된 특징이다 한다면, 유아기 조금 보인 독특한 혹은 조금 앞서가는 듯 보이는 재능을 가지고, '너는 재능이 있어서 나는 너를 믿는다. 그래서 너는 이쁘다' 하는 식의 매우 그릇된 사고체계를 갖고 계셨던 부모를 둔 자녀들 대부분 성장하면서 실제로 본인이 지닌 재능을 100% 발휘하고 있지 않더라 해야할지. 그렇더군요. 자녀가 보인 아주 작은 재능이 아닌 자녀의 인격을 칭찬하고,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켜보고, 훈육하고, 그리고 격려를 해 온 댁들의 자녀는 오히려 고학년이 되면 될 수록 자신의 재능을 알아가기 쉽고, 노력하기 때문에 그 진가가 나날이 빛이 나더군요. 바른 인성과 바른 인격이 바탕이 되지 못한 어떤 작은 재능은 쉽게 반짝일 수 있고, 쉽게 사라지기 쉽습니다. 중요한 건. 인성과 인격은 단 시간에 바르게 형성되는 게 아니고, 어떤 재능 역시 오래도록 갉고 닦아나가니. 이렇게 형성된 부분은 쉽게 사라지지 않더라 해야하겠죠. 이것이 바로 제가 많은 학생들과 그 학생들 부모님을 모두 함께 관찰하며 얻은 결과입니다.
옛말 하나 그른 게 없구나!
자식을 보면, 그 부모를 알 수 있고, 부모를 보면, 그 자식을 알기 쉽다 합니다. 단순한 글자가 아닌 상태. 즉 20년 정도를 길게 놓고, 관찰을 하니. 역시 맞는 말이구나 싶더군요. 결국 어떤 재능을 타고났느냐와 조기 교육이나 고가의 학습기회를 먼저 접했는가와 무관. 건강한 사고체계를 지닌 부모 밑에서 건강한 애착관계 및 소통을 해 온 자녀들이 점점 더 반짝이더라 하겠습니다. 간단한 것 같지만, 사실 이런 작은 이치 하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때 많습니다.
자녀가 보이거나, 지닌 작은 재능이 아닌
내 자녀가 갖고 있는 인격을 칭찬해라.
저는 단 한 번도 '100점을 받아와라' '1등을 꼭 해야한다' 는 말은 해 본적 없습니다. 다만, '최선의 노력은 다 해 보자!' 하지요. 힘 것 달려보면, 달려본 그 노력만큼, 얻는 것도 있고, 노하우도 쌓인다 하는데요. 그렇게 하다보면, 그 시간이 차곡차곡 쌓이면, 긍정적이고, 우수한 좋은 결과는 자동으로 따라옵니다. 이 말 뜻은 1, 2점에 연연하지 않는다 하는 뜻인데, 어느 수준에 오르면 노력을 직접적으로 해 온 자녀 입장에서 부모 보다 먼저 1, 2점에 연연하게 됩니다. 이때 함께 연연해 하면, "우리 엄마는, 우리 부모는 나의 성적표에 기입된 점수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점수가 높으면, 노력을 했다고 너무나 손쉽게 판단을 하고, 믿고, 점수가 조금 낮으면, 내가 노력했어도, 노력을 하지 않았다 하겠구나" 하는 식으로 자동으로 받아들이죠. 더불어, 조금 노력해서 혹은 도움을 받아서 혹은 선행을 시켜주는 학원이나 투터를 받고, 학습성취도가 높으면, 학습성취도가 높아서 나를 이뻐하는구나 하는 어리석은 착각에 빠지기 쉽습니다. 이때, 절대로 그렇지 않다는 걸. 확신시켜야 합니다. 학업성취도가 조금 높아진 아이들 입장에서 부모가 혹은 선생님들이 혹은 만인이 내가 학업성취도가 높아서 나를 이뻐한다. 인정한다라고 착각에 빠지는 순간. 망하는 지름길. 망할 수 밖에 없는 '기차'의 특급 열차에 오르는 '자동티켓'을 끊는 것과 같습니다. 이유는 그런 식으로 사고하는 건 이미 자녀의 정신과 사고체계가 매우 건강하지 못하다는 뜻이기 때문이죠. 덤으로 그렇게 사고하게 만든 학생의 부모 역시도 매우 건강한 사고체계를 갖고 있다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자녀가 이상하게 사고한다 그것은 부모의 영향으로 그렇게 되었구나 합니다. 자식을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 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 잘 안 되어있더라 하는 건. 곧 그 부분은 너무나 기본적인 부분이라서 설마하니 그걸 잘 못 알아들었겠나 싶었다는 뜻이고, 결국 기초적인 부분도 제대로 된 훈육해 온 일은 없다 하는 뜻과 같습니다. 많은 부분을 놓치고 왔다는 뜻이죠.
건강하게 사고하지 못 하는 자녀가 성장을 하고, 어찌어찌 좋은 대학을 나오고, 대학원 몇 군데를 나온들. 어디다 써먹겠습니까. 완전 바보죠. 누구나 당연하게 지능지수가 매우 낮지 않은 이상 본인이 오래 부여잡고 있는 분야는 나름 전문성을 갖추기 쉽습니다만, 말을 섞어보면, '저렇게 천박한 천치가 다 있나?" 싶을때 있습니다. 여러 덕과 복으로 기술적 공부만 잘 할 줄 알았지. 실제로 건강한 사고 자체를 할 수 없는 반편이다 한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그 덕분으로 겪어야 할 대가는 본인 몫이죠. 남의 몫은 아닙니다. 세상 이치라는 건, 자기 그릇만큼. 선택만큼 그 대가를 치르며 산다 해야죠. 다만, 뭘 잘 못 해 왔는지. 잘 모르겠고, 또 인정하고 싶지도 않지만, 컵에 물이 다 차오르면, 그리고 한 방울이라도 더해지면 바로 그 순간부터 대가를 내놓아라 하며 마구 달려드는 '풍파'와 '고통'을 맞으며, 원인과 이유도 모른 채 마냥 나만 억울하다 하기도 합니다.
균형이 더 중요하다.
저는 저희 아이가 열심히 노력하면서 지금까지 하나씩 둘 씩 쌓아올리고 있는 우수한 학업성취도 만큼이나 이치. 즉 사람과 사물을 잘 관찰하고, 관통하는 이치를 충분하게 스스로 터득해 나갈 수 있는 성숙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길 희망합니다. 솔직하게 비교적 간단한 학업성취라는 건, 사실 기능적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글자를 알고, 어떻게 학습을 하고, 노력을 해 가면, 어느 정도의 학습양을 쌓아나갈 수 있고, 무엇을 알고 있는지 정도는 간단한 평가로 측정이 가능합니다. 그런 기능을 조금 많이 갖고 있으면, 혹자는 그 사람의 인격까지도 매우 훌륭할 것이다 착각을 하기 쉽지요. 그러나 현실은 꼭 그렇지 않습니다. 앞으로 기능은 기능대로 닦아가며, 사람으로 그 중에서도 귀하디 귀한 사람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깨우치고, 노력하며 살아가는 삶이길 바라는 건. 제 작은 욕심일까요. 저는 저의 자녀가 '기능'만 발달된 성인이 아닌 올바른 사리 분별 능력까지 고르게 잘 갖춘 바른 사람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물론, 필요한 조력은 필수겠지요. 그것이 부모로서 갖는 마땅한 의무이자, 책임감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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